[여긴 모를 걸? 비밀여행단] 1년 중 딱 보름만 볼 수 있는 황홀경을 찾아서 ..

꽃밭을 말끔히 단장해 대박을 터뜨린 뜻밖의 동네 오랜만에 돌아온 소도시 탐방. 이번에 소개할 곳은 경상북도 의성이다.

경북 의성은 오래전부터 아끼던 동네다.

내가 꿈꾸던 시골이 존재하면 의성에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은 2018년 개봉한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보고 나서였다.

주인공 혜원(김태리 역)은 어두운 취업준비생이다.

낮에는 임용고시 공부, 밤에는 편의점 아르바이트가 일상의 전부인 회색 인생을 살고 있다.

쓰레기통에 가기 일보 전 폐기도시락으로 연명하던 주인공이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 위해 집으로 돌아온다.

혼자 농사를 지으며 정성껏 지은 밥 한끼에 마음과 정신을 달래는 이야기가 경북 의성과 군위의 아름다운 사계절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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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서사가 이뤄지는 혜원의 집은 군위에 있지만 영화 개봉 후 주목받은 동네는 의성이었다.

노란 구름 같은 산수유 꽃길과 풋마늘밭 사이에서 혜원의 후련한 웃음을 보이며 자전거를 타는 장면은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었다.

1시간 30분 남짓한 영화에 빠져 그때부터 의성을 가슴에 품었다.

낯선 땅의 의성을 전국적으로 알린 또 다른 주인공은 컬링이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이 은메달을 따면서 이들의 고향 의성이 주목받았다.

(대표팀 선수 5명 중 4명이 의성여중-여고를 졸업했다.

) 그래서 ‘의성=마늘’이라는 낡은 공식을 깬 것은 올림픽과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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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사람 왕래가 잘 안되는 여행지를 찾기 시작했다.

대중적이지 않아도 마니아층이 있는 여행지에 가는 것은 설레면서 보람있는 일입니다.

작은 것에 관심을 기울이고 소소한 재미를 찾는 게 요즘 트렌드라고 하니 여행에서도 이런 사람들이 늘고 있는 모양이다.

만약 여행+이웃 중 이런 취향에 공감하는 사람이 있다면 ‘강소형 잠재관광지’를 소개한다.

강소형의 잠재관광지는 지역의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를 발굴해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육성하는 사업으로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다.

강소형 잠재관광지는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선정한다.

그래서 강소형 잠재관광지라는 꼬리표가 붙은 곳을 보면 현지인이 추천한,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앞으로 뜰 동네라고 생각하면 된다.

의성에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강소형 잠재관광지가 있다.

첫번째로소개하는금성산고분군역사관광지입니다.

리틀 포레스트를 보고 의성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 때 현지인에게 여행지를 추천해 달라고 했다.

영화에 나온 산수유 꽃길은 어디냐고 물었지만 돌아온 응답자의 98%는 조문국의 사적지였다.

현지인들이 1순위로 꼽는 의성보물 여행지는 조문국의 사적지다.

(무식한 외지인은 조문국이 사람 이름인 줄 알았던) 조문국은 삼한시대 부족국가 중 하나다.

낯선 이들에게는 낯설지만 의성 곳곳에서 조문국 흔적을 만난다.

타고난 자부심도 남다르다.

“� 조 글국 고분군은 경주 왕릉처럼 아름다운 “이라고 자랑한다.

그러고보니 어디선가 사진을 봤던게 생각나요. 아담한 고분이 즐비하게 놓인 푸른 초원, 그리고 새빨간 작약. 빨강과 초록의 대비가 너무 강렬해 사진 속 풍경이 어딘지 찾아본 기억이다.

그때도 마찬가지로 조문국? 사람 이름인가?라고 되뇌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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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군 금성면 일대를 무대로 한 조문국에 대한 기록은 『삼국사기』「신라본기」에 짧게 등장한다.

185년 조문국을 벌하고 신라에 복속시켰다.

내용이 삼국사기에 나온다”고 의성군 문화관광해설사의 말이다.

“화랑세기를 보면 ‘245년에 복속했다’고 하던데요. 기록마다 185년과 245년 차이가 난다.

학자들은 아마 300년까지 조문국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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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국의 흔적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유적은 금성산 고분군이다.

금성면 대리와 탑리, 학미리 일대에 5~6세기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고분 374기가 산재해 있다.

고분군을 포함한 조문국의 사적지는 1992년에 개발이 시작되었습니다.

3000평을 관리하기 시작했지만 현재는 5만 평으로 늘었다.

고분은 돌무지덧널무덤 형태로 신라에서만 나타나는 형태입니다.

고분 속에서 금동관도 발견되었다.

금동관은 신라에서 유일하게 마립간 시대에만 제작되었다.

신라는 삼국 중 가장 전성기가 늦어 북진하기 위해 주변 세력을 흡수했는데 조문국도 그중 하나였다.

의성은 북쪽으로 가는 통로였고, 안개평야가 있어 군량미를 확보하는 데 유리했다.

조문국을 복속시키고 상징적으로 왕관을 하사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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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산 고분군이 품고 있는 이야기는 조금 어렵더라도 그림 같은 풍경을 감상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이곳은 특히 봄과 가을에 인기입니다.

봄에는 작약이 만발하고 가을에는 분홍 꼬리(핑크뮬리)와 국화가 모습을 드러낸다.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웨딩사진 촬영지로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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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약은 보통 5월 10일경부터 피기 시작해 길면 5월 말까지 볼 수 있는데 보통 꽃이 피기 전까지 보름 정도 볼 수 있다.

왜 하필 작약이었을까? 다 사연이 있다.

고분군에 작약을 심은 것은 2013년의 일이다.

의성에서는 옛날부터 약초로 사용하기 위해 작약을 재배했다고 한다.

작약의 뿌리를 팔아 농가 소득을 올리던 시절이 있었다.

80~90년대 작약은 의성 농민을 도와준 선량한 꽃이었다.

물론 지금은 그 역할을 마늘이 대신하고 있다.

옛날에는 의성 이곳저곳을 지날 때 작약밭을 많이 봤지만 지금은 고분군 작약밭이 가장 규모가 크다고 한다.

총 5000㎡다.

작약이 만개하는 5월에는 꽃을 보러 여기저기 오세요. 주말에만 5000명씩 온다.

” 의성인구가 5만 명도 안 된다니 엄청난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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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산 고분군이 모두 녹색이었다면 산운마을은 차분한 흙빛이었다.

금성면 산운마을은 영천 이씨 집성촌이다.

산산운운, 쉽고 운치 있는 이름이다.

마을 뒤에 자리 잡은 산은 금성산과 비봉산. 금성산은 예로부터 금학산이라고 불렸다.

학과 봉황이 날아드는 곳에 산운마을이 있다.

마을 주민은 약 400명. 마을에 있는 집 가운데 3분의 2가 100년 이상 된 고택이다.

이 중 유명한 곳은 소우 이가발 선생이 세운 소우당, 이가발 선생의 형 이희발이 살던 운곡당, 점우 이홍이 세운 점우당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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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년대에 지어진 소우당은 사랑채와 별당인 안사랑채로 나누어져 있는데요. 별당의 후원이 인상적이다.

큰 연못과 정자들도 있다.

연못에는 두 가지 뜻이 담겨 있습니다.

금성산의 좋은 기운이 이 연못에 머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어 경주 최씨의 후손 중 한 명이 영천 이씨로 시집갔다고 합니다.

당시 달구지 다섯 개에 선물을 가득 담아 시집왔습니다.

경주 최 씨가 한국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대표하는 가문이잖아요. 그녀가 머물던 외딴 연못에는 항상 80%의 물이 고였대요. 욕심내지 않고 늘 주변에 버플러라는 경주 최부호의 철학이 담겨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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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그늘을 만드는 측백나무 2그루는 점우 이홍이 당태종 묘소에 있던 묘목을 가지고 심었다고 전해진다.

전갱이 열매를 달여 마시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이 있어 사람의 손이 닿는 곳에는 늘 열매가 남아 있지 않았다.

고택에는 영천 이씨 자손이 아직도 살고 있다.

지금까지는 관광객이 모이지 않아 대부분 문을 열고 생활한다.

집이 보고 싶다고 간곡히 부탁하면 속까지 넣어주는 집도 있다.

각종 가재도구가 놓인 마루는 반들반들 빛나고 있다.

얼마나 이 집을 지탱했을까. 세월의 무리에 붙은 서까래에 살며시 손을 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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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빛 돌담을 옆구리에 끼고 동네 구석구석을 누비는 건 정말 정겹다.

30년 전만 해도 한옥이 아니었던 집들도 많았다고 한다.

2004년 유교문화권 개발사업 때 지원을 받아 본격적으로 고택과 마을 복원이 시작됐다.

소우당 한옥스테이에서 하룻밤 묵을 수 있다.

산운마을의 고택처럼 옛 것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곳도 있지만 점차 사라져 가는 곳도 있다.

일부 젊은이들은 의성을 복고여행지로 생각한다.

그들은 성지처럼 들르는 여행지 몇 군데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목적지는 탑리이다.

탑리에는 80년대 감성적인 간판이 줄을 이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간판 정비 사업을 시행했고, 현재는 얼마 남지 않았다.

가장 유명한 곳은 ‘서울 세탁소’다.

간판이 바뀌지 않은 것은 업종이 바뀌면서 정비사업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현재 자리 주인이 나물 장사를 하느라 간판을 현수막으로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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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탑리)터미널이 생긴 지 66년, 터미널 빌딩은 40년이 됐다.

지금 터미널은 텅 비어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3개월 동안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고 해요. 매표소는 갤러리를 겸한다.

2018년에 김제도 님께서 사진 갤러리를 오픈하셨습니다.

탑리 기차역도 신기한 모습이다.

성처럼 보이는 역사는 1997년에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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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읍에 위치한 성냥은 이제 막 변신하기 시작한 참입니다.

1954년 문을 연 성냥공업사는 2013년까지 전국 마지막 성냥공장으로 명맥을 유지했다.

성냥개비 제작부터 포장까지 성냥을 만드는 공정의 모든 것이 한 곳에서 이뤄진다.

전 공장 시스템을 갖춘 곳은 세계적으로 드물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현재 성냥은 문이 잠겨 있어 일반인은 들어갈 수 없다.

마침 측량하는 날과 겹쳐 관계자와 내부를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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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문을 열고 들어가면 기숙사 겸 관리사무소가 가장 먼저 나타난다.

제재소에서 나무를 베어 얇게 깎다.

판자를 쪼개어 성냥개비를 만들고 건조시켜 나무에 왁스를 바른다.

그 다음에 머리에 노란색을 묻히고 포장을 하면 끝입니다.

3000평 정도의 공장 성수기에는 160명이 일했다.

90년대 일본에서 포장기계를 들여올 때까지 곽에 성냥을 넣어 포장하는 것을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했다.

이 과정에 인력이 많이 필요했는데 도동리 마을 여성들이 이 일을 했다.

이들에게 성냥공장은 일종의 해방 공간이었다.

7080년대 시댁에서 살았던 어무이들이 모여 친목을 다지고 돈도 벌었다.

웃지 못할 사연도 많다.

시부모님이 공장에 나가지 않으셔서 항상 일손이 부족했어요. 공장에서 1년 만근하면 포상으로 돈 한 푼을 주고 일조 전원이 한 달 모두 출근하면 짜장면을 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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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씀드렸듯이, 선광공장은 현재 들어오지 못하고 있지만, 마을 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조성된 벽화와 각종 조형물에서 마을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발화-남은 기억의 풍경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마을미술 프로젝트는 참가 작가만 26명에 이른다.

조사팀 16명이 마을 주민 120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작품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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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에서 1km 떨어진 곳에 댈러스 햄버거가 있다.

35년째 영업 중인 이곳에서는 옛날 맛 그대로 햄버거를 판매한다.

달라스 햄버거? 어쩌면 기억하고 있는 아저씨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80~90년대에 주로 소규모 도시·읍면 지역에 존재했던 햄버거 브랜드로, 현재도 의성·봉화·단양 등에 점포가 남아 있다.

생오이와 마요네즈, 양배추 채썬, 달걀 프라이와 캐첩, 그리고 패티가 들어간 옛날 햄버거입니다.

웬지 간판을 보는 순간부터 예상했던 맛이다.

80~90년대에 그치는 듯한 가게 분위기가 젊은 세대에게는 즐겁고, 그 윗세대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앞으로 의성군을 대표하는 명소도 곧 문을 연다.

6월 5일 개장 예정인 펫월드는 국내 최초의 농촌형 펫 테마파크입니다.

규모 1만3000평에 잔디놀이장, 수영장, 실내인조잔디공간, 어린이놀이장, 중앙광장, 울타리구획휴게장(일 단위로 임대), 오토캠핑장(12~12m 울타리 잠금가능현재 8개 추가될 예정) 저수지의 수변데크 등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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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에는 유치원생, 초·중학생을 중심으로 체험하고 주말에는 반려동물을 동반한 가족 중심으로 문을 연다.

체험행사는 반려동물 티켓 교육, 명견충견 스토리텔링, 산책 체험 등이 있다.

입장료는 개 3000원, 개 5000원입니다.

만일의 사고를 막기 위해 대형견과 소형견이 이용할 수 있는 날을 구분해 운영할 예정이다.

홍지영여행+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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